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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피치클록 반대한 팀 맞아?' 피치클록 잘 지켜, 경기도 빨라…KT에 무슨 일이 [IS 수원]

올 시즌 시범경기서 피치클록이 시범 운영되자 많은 사령탑과 현장 관계자들이 난색을 표했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도 그 중 한 명이었다. 이 감독은 "괜히 선수들에게 심리적 압박감을 준다. 심판의 경고 지시에 템포도 끊긴다. 정규시즌에 시범 운영할 거라면 아예 (시범경기부터) 안 했으면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KT는 이강철 감독의 기조 아래 피치 클록과 관련한 훈련을 따로 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선수들의 부상을 우려하며 피치클록과 관계 없이 자기 투구를 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경기장 내 피치클록이 설치가 됐지만 따로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분석하지 않는다. 시범 경기는 물론, 시범 운영이 연장된 이번 정규시즌에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KT는 올 시즌 10개 구단 중 가장 피치클록을 잘 지키고 있는 팀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6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2024 KBO리그 피치클록 위반 중간 현황'에 따르면 개막전부터 5일까지 치른 178경기에서 KT는 경기 당 3.38회(37경기 125회) 피치클록을 위반했다. 이는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수치다. 시즌 전부터 철저하게 피치클록을 준비했던 LG 트윈스(경기 당 4.30)보다도 위반 횟수가 훨씬 적었다. LG는 KT에 이어 최소 위반 2위를 달리고 있다. 또 KT의 경기 시간(9이닝 기준)도 평균 2시간 59분으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짧았다. 키움 히어로즈(2시간 58분)과 함께 유이하게 3시간을 넘기지 않은 구단이 KT다. 준비도 안했는데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걸까. 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만난 이강철 감독은 "우린 (피치클록 도입 전부터) 원래 빨랐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개인적으로 투수들이 투구를 질질 끄는 모습을 못 본다. 선수들에게도 빨리 던지라고 꾸준히 얘기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KT는 지난해 경기 시간 최소 1위(3시간 9분)를 기록했고, 2022년에도 3시간 8분으로 리그에서 가장 짧았다. 빠른 템포의 투구와 경기를 추구하는 기조가 경기 시간에 영향을 미쳤다. 이 감독이 투수들에게 빠른 템포를 요구하는 덴 이유가 있었다. 이 감독은 "투수들의 투구 템포가 느리면 수비 시간이 길어지고 모든 야수가 지쳐서 악영향을 준다"라고 말했다. 이어 "템포가 느리다는 건 투수의 생각이 많아진다는 이야기다. 타자들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고, 투수도 몸에 힘이 들어간다. 동작이 커지면서 자기 공을 못 던진다. 김민과 손동현, 김민수가 달라진 점도 이 부분이다"라고 콕 찝었다. 다만 피치클록의 내년 시즌 정식 도입에 관해선 말을 아꼈다. 보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였다. 현 피치클록 제도는 주자가 없을 때는 18초, 있을 때는 23초 안에 공을 던져야 한다. 이 감독은 "공 개수가 많아지다 보면 쉬어야 할 타이밍이 있다. 그 타이밍을 놓치고 계속 빨리 던지다 보면 부상이 생길 수도 있다"라고 경계하기도 했다. KT는 피치클록, ABS(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 등 올 시즌 새로 도입된 시스템에 유독 목소리를 높여왔다. 하지만 도입 의도에 맞게 피치클록을 가장 잘 지키고 경기시간을 줄이는 데 가장 일조하는 팀이기도 하다. 성적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최근 17경기에선 10승 6패 1무 승률 0.625 고공행진을 달리며 중위권과의 격차를 줄였다. 이강철 감독은 "강백호에 로하스, 천성호, 문상철 등이 힘을 내주면서 강해졌다"라면서 "5월 말엔 고영표와 이상동 등이 올라온다. 이 달까지 잘 버텨줬으면 한다"라고 선수들에게 당부했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4.05.08 06:04
메이저리그

꼴찌팀 CWS, 페디 없었으면 어쩔 뻔 했나···KBO 20승 투수의 위엄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2년 총 1500만 달러(약 202억원)에 계약한 에릭 페디가 없었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 화이트삭스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시카고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열린 MLB 탬파베이 레이스와 홈 경기에서 4-2로 이겼다. 이날 승리 투수는 선발 에릭 페디였다. 페디는 8과 3분의 1이닝 동안 7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개인 첫 완투승을 노려볼 수 있었지만 9회 초 연속 안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러나 빅리그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을 책임지며 제 몫을 다했다. 화이트삭스는 페디의 호투 속에 탬파베이와 3연전을 싹쓸이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그럼에도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승률은 0.214(6승 22패) 밖에 안 된다.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최하위다. MLB 30개 구단 중 마이애미 말린스(0.207)에만 승률이 근소하게 앞선 전체 29위다. 이번 3연전을 쓸어 담아 전체 꼴찌를 탈출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팀 평균자책점은 5.10으로 29위다. 홈 구장이 고지대에 위치해 투수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콜로라도 로키스(6.06)만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뒤져 있다. 팀 내 다승과 평균자책점 1위가 바로 페디다. 페디는 올 시즌 6차례 선발 등판에서 2승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하고 있다. 2승 투수는 페디가 유일하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도 3명뿐이다. 그나마도 평균자책점이 6점대 이상이다. 올 시즌 선발 투수로 전환한 왼손 투수 개럿 크로셰은 1승 4패 평균자책점 6.37을, 마이클 소로카는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6.83으로 부진하다. 페디는 KBO리그에 입성한 지난해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의 트리플 크라운(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1위)을 달성, 한국 무대를 평정했다. 이런 활약을 발판 삼아 지난해 12월 화이트 삭스와 2년 계약해, 빅리그에 재입성했다. 단숨에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초반 적응기를 거친 후엔 최근 3경기에서 20이닝을 투구하며 3점만 내주는 완벽한 모습이다. 29일 경기에서는 최고의 투구를 했다. 페디는 1회 1사 후 리치 팔라시오스-아메드 로사리오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 2루 위기에 몰렸으나 이삭 파레디스를 1루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후속 해롤드 라미레스에게는 스위퍼 4개를 연속으로 던진 끝에 결국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2회 삼자범퇴, 3회 2사 후 안타 1개를 내준 페디는 4회 파레디스에게 던진 시속 149km 싱커가 한가운데 다소 높게 몰리면서 선제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그러자 화이트삭스는 이어진 4회 말 공격에서 곧바로 2점을 뽑아 페디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페디는 5~8회를 연속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9회 1사 후 파레디스에게 안타를 내주기 전까지 15명 연속 범타 처리하며 위력을 발휘했다. 페디는 데뷔 첫 완투를 노렸으나 라미레스에게 1타점 2루타를 맞고 4-2로 쫓기자 화이트삭스 벤치는 마운드 교체를 결정했다. 페디는 108개(스트라이크 72개)의 공을 던지교 교체됐다. 스트라이크 비율은 66.7%로 이상적이었다. 페디는 NC에서와 마찬가지로 화이트삭스에서도 든든한 모습이다. 이형석 기자 2024.04.29 15:08
프로야구

[IS 인터뷰] '4월 ERA 1.69' 김선기 "저도 분유 버프...아들 생각하면 힘이 난다"

에이스 안우진이 군 복무로 이탈한 키움 히어로즈 선발진은 10개 구단 최약체로 평가받았다. 스프링캠프 후반까지 선발진 진입을 확정한 국내 투수도 없었다. 13일 기준으로 키움은 선발승 부문 2위(9위)였다. 팀 평균자책점(4.21)는 4위, 피안타율(0.243)은 3위.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5번을 합작했다. 무엇보다 국내 선발 투수 김선기(33)가 변수였던 '3선발'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 김선기는 지난 1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7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호투하며 소속팀 8-1 승리를 이끌고 올 시즌 2승(1패)째를 거뒀다. 2일 삼성 라이온즈전, 7일 한화 이글스전에 이어 3경기 연속 5이닝 이상 막아내며 1점 이상 내주지 않았다. 등판한 4경기 평균자책점(3.60) 피안타율(0.247)도 준수하다. 김선기는 2009년 메이저리그(MLB)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했지만 도전에 실패하며 국내 무대로 돌아온 유턴파다. 상무 야구단에서 2년(2017~2018) 동안 적응을 마친 뒤 2018년 9월 열린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키움 지명을 받았다. 2022시즌까지는 주로 구원 투수로 등판했지만, 지난해 7월 국내 투수 최원태가 LG 트윈스로 이적한 뒤 선발진에 합류했다. 등판한 7경기에서 5번 5이닝 이상 소화하며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선기는 올 시즌 초반 좋은 페이스에 대해 "KBO리그에선 7시즌째 뛰고 있지만, 그동안 많은 경험을 쌓았다고 생각한다. 지난 시즌 후반기 선발진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나만의 루틴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이렇게 준비했을 때 더 좋은 투구가 가능하다'라는 걸 정립했다"라고 설명했다.투구 내용에 대해서는 "감독님과 코치님 모두 타자와 공격적인 승부를 주문한다. 가장 중요한 건 '볼넷은 내주지 않겠다'라는 마음가짐이고, 가급적 3구 이내에 승부를 보려고 한다. 안타를 맞더라도 풀카운트까지 가지 않도록, 최대한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려고 한다. '내가 갖고 있는 공만 던지면 된다'라는 생각을 되뇌면서 경기를 치른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선기는 4월 3경기에서 이닝당 투구수 13.9개를 기록했다. 이 기간 2번 이상 선발 등판한 리그 선발 투수 26명 중 2번째로 적었다. 꾸준히 선발 등판 기회가 주어지면서, 자신의 투구를 돌아보고, 개선점을 확인할 수 있는 물리적 여유가 생겼다. 김선기는 "한 단계 발전할 기회"라고 반겼다. 개인적으로도 좋은 일이 있다. 지난 1월 말 아들 이찬군이 태어났다. 김선기는 "위기에서 아들 얼굴이 생각나면 힘이 나고 더 집중력이 생기기는 것 같다"라고 웃어보였다. 이어 그는 "분윳값 벌어야 한다. 더 좋은 투구를 하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15 20:30
프로야구

[IS 스타] 560일 만의 홈런, 3루타 빠진 사이클링 히트…'타율 5할' 서건창이 돌아왔다

북 치고 장구도 쳤다. 베테랑 서건창(35·KIA 타이거즈)이 '원맨쇼'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서건창은 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 원정 경기에 7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3안타(1홈런) 2득점 3타점을 기록, 팀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달 3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4타수 3안타 3득점)에 이어 시즌 두 번째 3안타 경기로 타율을 0.500(14타수 7안타)까지 끌어올렸다.사이클링 히트(히트 포 더 사이클)에 3루타가 부족했다. 이날 서건창은 0-1로 뒤진 2회 초 1사 1·3루에서 좌전 적시타로 시동을 걸었다. 두 번째 타석에선 짜릿한 손맛을 봤다. 1-1로 맞선 4회 초 2사 1루에서 KT 선발 엄상백의 3구째 133㎞/h 체인지업을 걷어 올려 오른쪽 펜스를 넘겼다. 비거리 115m. 서건창의 홈런은 LG 트윈스 소속이던 2022년 9월 21일 광주 KIA전 이후 560일 만이었다. 서건창은 세 번째 타석에서도 매섭게 배트를 돌렸다. 3-1로 앞선 6회 초 1사 1루에서 KT 불펜 주권 상대로 우중간 2루타를 뽑아냈다. 볼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138㎞/h 직구를 받아쳐 장타로 연결했다. 1사 2·3루 찬스를 잡은 KIA는 후속 김태군의 2타점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사이클링 히트에 3루타가 부족했던 서건창은 8회 초 대기록에 도전했으나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됐다.이범호 감독의 계획이 '적중'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이 감독은 "오늘 서건창을 먼저 낸다. 지금 상황에선 컨디션이 가장 좋은 선수들로 오더를 짜려고 노력한다"며 "초반에 점수를 내면 불펜 투수들이 강하기 때문에 선발 투수도 안정을 취하게 될 거다. 초반에 점수를 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서 (서건창 등) 컨디션 좋은 선수들을 내보내 점수를 내는 게 가장 중요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베테랑 서건창은 감독 기대에 부응했다. 어쩌면 그 이상의 모습으로 가파른 타격 상승세를 이어갔다.수원=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03 21:19
메이저리그

진짜 '옷피셜' 떴다...펫코 파크 선 고우석, 영어도 입단 소감 "헬로, 파드리스"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고우석(25)이 새 소속팀 유니폼을 입었다. 고우석과 계약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5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고우석의 메시지를 전했다. 고우석은 샌디에이고 홈 유니폼을 착용하고, 홈구장 펫코 파크를 배경으로 영어로 메시지를 전했다. 자신을 소개한 뒤 "샌디에이고팬들과 만나게 돼 기쁘다"라고 전했다. 오프시즌 몸 관리를 잘 해서 합류하겠다는 각오도 전했다. 고우석은 4일 샌디에이고와 2년, 450만 달러에 계약했다. 성적 옵션을 채우면 계약 기간은 1년 더 늘어난다. AP 통신은 고우석이 2024년 175만 달러, 2025년 225만 달러, 옵션이 발동되면 2026시즌 300만 달러를 받는다고 전했다. 그사이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은 고우석의 '그래픽' 사진은 나왔지만, 실제로 착용하고 육성으로 메시지를 전하는 모습은 이날 처음 나왔다. 고우석의 표정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한편 MLB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은 예측 시스템 ZiPS(SZymborski Projection System)을 바탕으로 고우석이 2024시즌 3승 3패 3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진 72개를 잡는 동안 볼넷 29개를 내줄 것이라고도 예측했다. 샌디에이고는 2024시즌 마무리 투수가 공석이다. 2023시즌 이 자리를 맡았던 조쉬 헤이더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고우석은 지난달 샌디에이고와 계약한 일본 리그 236세이브 투수 마쓰이 유키, 2023시즌을 앞두고 5년 장기 계약한 로버트 수아레스와 경쟁한다. ZiPS의 예측에 따르면 고우석은 셋업맨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마무리 투수의 등판 관리가 필요할 때는 팀 승리를 지켜내는 '마지막 투수'로 나설 전망이다. 물론 붙박이 마무리 투수도 맡을 수 있다. 고우석은 KBO리그에서 뛴 7시즌(2017~2023) 동안 354경기에 등판, 19승 26패 136세이브를 기록했다. 2022시즌, 42세이브를 기록하며 이 부문 역대 최연소 기록을 남겼다. 강력한 포심 패스트볼 구위와 날카로운 슬라이더가 주 무기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1.05 11:23
메이저리그

오타니 놓치고 이정후 모셔 온 SF, 야마모토 놓친 뒤 '양대 사이영' 스넬 조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분주하다. 이적시장 최대어마다 '퇴짜'를 맞고도 포기하지 않고 다음 대상을 노리고 있다.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25일(한국시간) "LA 다저스가 오타니 쇼헤이(29)에 이어 야마모토 요시노부(25)를 영입하면서 블레이크 스넬(31) 쟁탈전이 더욱 뜨거워졌다. 현재 샌프란시스코와 LA 에인절스가 스넬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샌프란시스코는 이번 겨울 MLB에서 가장 갈증이 심한 구단이다. 2010·2012·2014년 세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뤘으나 주축 선수들이 대부분 떠난 현재는 성적이 좋지 못하다. 우승 후 가을야구는 2016년과 2021년 두 차례뿐이다.돈이라면 넉넉히 있다. 뉴욕과 LA 다음가는 대도시 연고 구단인 만큼 대형 FA(자유계약선수) 영입으로 상황을 타개하고자 했다. 지난겨울에는 샌프란시스코가 고향인 아메리칸리그 MVP(최우수선수)이자 홈런왕(62개)인 애런 저지 영입전에 가세했다. 9년 3억 6000만 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제시했지만, 저지는 친정팀 뉴욕 양키스가 그 조건을 맞춰주자 눌러앉는 걸 선택했다. 저지를 놓치자 또 다른 초대형 매물인 유격수 카를로스 코레아에게 접근했다. 13년 3억 5000만 달러로 유격수 역대 최고 규모 계약을 제시했다.그러나 코레아에게 건강 문제가 생긴 걸 뒤늦게 확인했고, 결국 계약을 무산시켰다. 대형 영입이 없던 2022년과 2023년 샌프란시스코는 각각 81승 81패, 79승 83패에 머물렀다.다시 한번 돈다발을 들고 영입전에 참가했다. 이번엔 저지보다 대형 매물로 꼽히는 오타니에게 접근했다. 그러나 오타니는 10년 7억 달러 계약을 맺고 라이벌 다저스행을 선택했다. 샌프란시스코도 다저스와 같은 조건 계약을 수락했으나 오타니는 11년 연속 가을야구에 오르는 다저스를 골랐다.샌프란시스코는 오타니를 대신할 타자로 이정후(25)를 선택했다. 시장에 남은 대형 야수인 맷 채프먼, 코디 벨린저는 불안요소가 있기에 젊은 이정후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나 이정후만으로 멈출 수는 없었다. 샌프란시스코는 곧바로 투수 최대어이자 오타니에 이어 FA 랭킹 2위를 달리던 야마모토에 접근했다. 구단은 샌프란시스코로 그를 초대해 구장을 견학시키고, 일식도 대접했다. 같은 연고 구단이자 미국프로농구(NBA) 최고로 꼽히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구장도 빌려 야마모토를 유혹했다. 그러나 또 실패였다. 야마모토는 선배 오타니를 따라 다저스행을 선택했다.샌프란시스코로서는 타자만큼 투수도 급했다. 당장 내년 선발 로테이션에서 확실한 자리는 에이스 로건 웹뿐이었다. 남은 FA 최대어 스넬과 연결되는 이유다. 스넬은 올 시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소속으로 뛰면서 32경기에 등판해 14승 9패 234탈삼진 평균자책점 2.25로 빼어난 기록을 남겼다.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 지난 2018년 탬파베이 레이스 시절 받은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에 이어 양대 리그 사이영상의 진기록을 썼다.디애슬레틱은 "선발진의 깊이를 강화해야 하는데 스넬이 적임자가 될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스넬과 엄청난 계약을 맺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를 영입하지 않을 경우에 대해서는 "마커스 스트로먼 등 준척급 선발 투수와 벨린저 같은 다른 대어를 함께 영입하는 것도 다른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즉 '플랜A'인 스넬 영입이 우선 필요한 상황이다.다만 스넬 영입전 승리를 확신할 수 없다. 샌프란시스코와 마찬가지로 오타니를 놓친 에인절스 역시 돈은 있고, 스넬이 목표라 경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더군다나 야마모토 영입전에서 패한 팀들도 양키스, 뉴욕 메츠, 필라델피아 필리스 등 재정이 넉넉한 곳들이다. 이들이 선발 투수 보강을 이어가면 스넬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 또 스넬의 에이전트는 '악마'로 불리는 스캇 보라스다. 샌프란시스코로서는 쉽지 않은 숙제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2.25 12:04
프로야구

[PO3 승장] '2패 뒤 1승' KT "우리 팀 다운 경기했다, 4차전 선발은 쿠에바스"

"오늘은 우리 팀 다운 경기를 했다."벼랑 끝에서 탈출한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선수들의 활약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KT 위즈는 2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3-0으로 승리했다. 1·2차전 패배로 벼랑 끝에 몰렸던 KT는 이날 승리로 숨을 돌리며 대반격에 나섰다. 선발 투수 고영표가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가운데, 배정대와 문상철이 홈런 두 방을 때려내며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이강철 KT 감독은 “고영표가 힘들었을 텐데 잘 이겨내고 좋은 피칭을 했다. 초반 승기를 가져왔고 나중에 나온 손동현-박영현-김재윤까지 좋은 공을 던졌다”라며 투수진을 칭찬했다. 이어 이 감독은 “1회 찬스가 무산돼 분위기 다운될 수 있었는데 배정대 홈런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추가점이 안 나오는 상황에서 문상철의 추가 홈런이 투수들이 여유 있게 던질 수 있도록 했다. 팀 다운 야구를 했다”라며 야수들도 함께 칭찬했다. 이강철 감독은 7회 박경수의 다이빙 캐치를 언급하면서 “수비에서 박경수가 잘 잡아줬다. 장성우의 중요한 도루 저지(6회)도 승리 요인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2패 뒤 1승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KT는 내친 김에 에이스 투수를 3일 휴식 후 등판시켜 연승에 도전한다. 1차전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가 4차전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이강철 감독은 “1차전 끝나자마자 투구수(3이닝 75구)가 적당하니까 4차전 준비하라고 미리 얘기했다. 쿠에바스도 오케이했다. 투구수를 봐서 교체했고, 4차전까지 간다고 생각해 쿠에바스를 준비시켰다”라고 전했다. 상대 선발 송명기와의 기록상 매치업도 우위에 있다고 내다봤다. 문상철의 홈런에 대해선 “(김)민혁이 (부상 여파로) 선발로 못 나가는 것이 어려운 부분이다. 다행히 문상철의 타격감이 좋은 상태고 잘해주고 있다”라며 그를 칭찬했다. 알포드와 박병호가 중심타선에서 침묵하는 점에 대해선 “그 선수들이 잘해주면 더 쉽게 갈 수 있는데 다 잘할 순 없다. 다른 선수의 컨디션이 좋을 수 있다. 컨디션 좋은 선수 앞에 찬스가 왔으면 한다. 오늘 (배)정대랑 (문)상철이가 잘해줘서 이겼다”라고 말했다. 1·2차전에 잇단 실책으로 고개를 숙였던 KT는 이날은 실책 없이 탄탄한 수비를 자랑하며 승리했다. 이강철 감독은 “오늘은 우리 팀 다운 경기를 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팀이 리드하고 있으면 수비를 강화하고 중간 투수도 좋으니 우리의 경기를 할 수 있었다”라며 만족해 했다. 창원=윤승재 기자 2023.11.02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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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컷과 체인지업 콤비…'저속' 신민혁의 생존법

신민혁(24·NC 다이노스)은 흥미로운 투수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올 시즌 신민혁의 직구 평균 구속은 140.7㎞/h에 머문다. 힘껏 던져도 145㎞/h를 넘지 않는다. 구위형이 아니지만 만만하게 볼 투수도 아니다. 그는 2021년 규정이닝(144이닝)을 채웠고 올 시즌엔 3년 연속 110이닝 이상을 투구했다.신민혁은 부족한 구속을 체인지업으로 채운다. 체인지업은 오프 스피드 피치(Off-speed pitch) 중 하나. 직구처럼 오다가 아래로 살짝 가라앉는다. 신민혁은 직구나 체인지업 던질 때 팔 스윙이 똑같아 타자 입장에선 더욱 까다롭다. 특히 그의 체인지업 그립은 '서클'이다. 엄지와 검지를 맞대 원(서클)을 만들고 나머지 세 손가락으로 공을 덮는다. 일반 체인지업보다 공의 움직임이 더 크다. 왼손 타자 기준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으로 흘러나가 '왼손 타자 공략'에 효과적이다. 스트라이크존에서 공을 하나씩 넣고 빼면서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간다. 신민혁의 올 시즌 체인지업 비율은 41.1%에 이른다. 26.4%인 직구 비율을 크게 웃돈다. 자칫 투구 레퍼토리가 단조로울 수 있는데 컷 패스트볼(커터·27.4%)로 변주를 준다. 왼손 타자 기준 몸쪽으로 향하는 커터는 체인지업과 궤적이 다르다. 신민혁은 "체인지업이 왼쪽으로 휘면 커터는 반대다. (방향이 다르니) 체인지업 때문에 커터가 사는 느낌"이라고 말했다.지난해만 하더라도 커터가 아닌 투심 패스트볼(투심) 그립을 잡았다. '피치 터널'을 활용한 조합이었다. 피치 터널은 투수가 공을 던진 릴리스 포인트부터 타자가 구종을 판단할 때까지의 구간을 일컫는다. 투구 폼이 동일하고 공의 초기 궤적이 비슷하다면 피치 터널이 길어져 그만큼 타자가 반응할 시간이 짧아진다. 체인지업과 투심은 궤적이 비슷하지만, 구속이 다르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뭐래도 해보자는 생각"으로 투심을 던졌다. 하지만 결과가 기대를 밑돌자 투심이 아닌 커터를 장착했다. 효과는 만점이다. 신민혁은 지난달 31일 열린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PO) 2차전에 선발 등판, 6과 3분의 1이닝 1피안타 무실점 승리 투수가 됐다.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은 144㎞/h로 빠르지 않았다. 구속이 전부는 아니었다. 직구(15개)보다 더 많은 체인지업(35개)과 커터(28개)로 KT 타선을 무력화했다. 체인지업과 커터 레퍼토리를 뒷받침하는 건 '면도날 제구'다.PO 2차전 22타자를 상대하면서 내준 볼넷 단 1개. 배터리 호흡을 맞춘 포수 김형준은 "변화구 컨트롤이 되니까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직구가 아닌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는다"며 "컨트롤이 정말 좋기 때문에 타자들이 (공략하기) 쉽지 않을 거 같다. 던지라는 곳으로 잘 던져 (포수 입장에서) 편하다"고 말했다.체인지업과 커터 그리고 제구까지. 구속이 느린 신민혁의 남다른 '생존법'이다.스포츠1팀 기자 2023.11.02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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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사상 초유' 완봉의 낭만이 사라진 KBO리그, 가을엔 다를까

가을에는 '완봉'을 볼 수 있을까.완봉(完封)의 사전적 의미는 투수가 득점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완투하는 일이다. 정규이닝 기준 1회부터 9회까지 실점 없이 아웃카운트 27개를 모두 책임져야 한다. 퍼펙트게임, 노히트노런 다음으로 달성하기 어렵지만 불가능한 건 아니다. 1982년 출범한 KBO리그는 매년 완봉이 나왔다. 1986년과 선동열(당시 해태 타이거즈)과 1995년 김상진(당시 OB 베어스)은 단일 시즌 최다 8번의 완봉을 기록하기도 했다.그런 면에서 올 시즌 KBO리그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하나 남겼다. 정규시즌 720경기(팀당 144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명의 투수도 완봉을 해내지 못했다. 기록에 근접한 투수도 손에 꼽을 정도다. 완투 명단에 이름을 올린 투수 5명(심재민·오원석·정찬헌·뷰캐넌·산체스) 중 국내 선수 3명은 강우 콜드에 따른 '행운의 완투'였다. 지난 7월 1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9이닝 1실점 한 뷰캐넌이 그나마 완봉에 가장 근접한 사례였다.일본 프로야구(NPB)는 상황이 다르다. 올해 완봉승이 총 41회(퍼시픽리그 17회·센트럴리그 24회)에 이른다. 특히 미야기 히로야(오릭스 버팔로스) 구리 아렌(히로시마 도요 카프)은 각각 3번의 완봉승을 해냈다. 완봉승이 아닌 완봉으로 범위를 좁히면 그 수가 더 늘어난다. NPB는 지난해에도 완봉승이 양대 리그 합쳐 30회 이상이었다. 올해 NPB 완투는 총 63회. 완투가 많으니, 완봉의 가능성도 높을 수밖에 없다.KBO리그에선 왜 완봉이 자취를 감췄을까. 김수경 NC 다이노스 투수 코치는 "예전과 달리 투수들을 관리해 주려고 하는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김 코치는 "8회까지 마쳤을 때 투구 수가 90개 정도 된다면 완봉을 고려해 보겠지만, 안정적인 팀 승리와 투수의 컨디션·피로도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투수들의 분업화가 뚜렷해지고 완투형 투수가 부족하면서 불펜의 역할이 확대됐다. 올해 KBO리그 선발 투수의 경기당 평균 투구 수는 87.2개. 등판마다 100구를 채우지 않는 투수가 부지기수다. 완봉의 전제 조건인 '9이닝 소화'를 충족하기 어렵다. 윤희상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KBO리그에선 적정 투구 수를 100개 정도로 보기 때문에 완봉을 떠나 완투조차 어렵다. (100구 기준으로) 경기당 20~30개를 더 던지면 7이닝 무실점 기록이 9이닝 무실점으로 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투구 수를 늘리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과거 이만수 전 SK 와이번스 감독은 "외국인 선수는 긴 이닝을 책임져야 한다"며 경기당 100구를 기본으로 맡겼다. 2014년 SK는 김광현(107.5개) 조조 레이예스(104.8개) 트래비스 밴와트(106개)의 경기당 평균 투구 수가 세 자릿수였다. 최근 KBO리그에선 국내 투수는 물론이고 외국인 선수들에게도 많은 투구 수를 주문하지 않는다. 부상이라도 당하면 전력이 크게 휘청거리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다룬다.올 시즌 경기당 투구 수가 가장 많은 선수는 뷰캐넌으로 99.5개. 펠릭스 페냐(한화 이글스·90.2개)와 웨스 벤자민(KT 위즈·90.9개)의 경기당 투구 수는 90개를 겨우 넘었다. 윤희상 위원은 "일본은 (완봉을 해낼 수 있는) 선수층이 탄탄하다"며 "KBO리그는 NPB와 달리 외국인 선수가 부상이라도 당하면 큰일 난다. 국내 선수 자원도 몇몇 구단을 제외하면 많지 않다. (NPB와 벌어진 격차를) 하루아침에 해결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포스트시즌(PS)에서도 완봉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 올해 가을야구 첫 6경기 선발 투수 경기당 평균 투구 수는 80개 미만이다. 어느 선수도 한 경기 100구 이상(최다 NC 다이노스 에릭 페디 98개) 던지지 않았다.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선 다를지 지켜볼 일이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1.0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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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2] '신민혁 인생투+박건우 투런포+이용찬 ⅓이닝 세이브' 진격의 NC, PS 역대 최다 9연승 타이기록

NC 다이노스가 포스트시즌(PS) 9연승을 거뒀다. 해태 타이거즈 왕조를 소환하며 역대 최다 연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NC는 3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2차전에서 3-2로 승리했다. 선발 투수 신민혁이 6과 3분의 2이닝 무실점 '인생 투구'를 해냈고, 타선은 가을 징크스를 떨쳐낸 박건우가 1회 투런포가 치는 등 초반 집중력을 발휘했다. 마무리 투수 이용찬이 KT 막판 거센 추격을 막아냈다. 유격수 김주원은 슈퍼캐치로 경기를 끝냈다. NC는 2020년 한국시리즈(KS) 4차전부터 올해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준PO 1~3차전 그리고 PO 1~2차전까지 모두 승리하며 PS 9연승을 거뒀다. 해태 타이거즈가 1987년 PO 4차전부터 1988년 KS 3차전까지 해낸, 종전 'PS 최다 연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역대 5전 3승제로 열린 PO에서 1·2차전을 모두 잡은 팀의 KS 진출 확률은 88.2%(17번 중 15번)이었다. NC가 팀 창단 세 번째 KS 진출까지 8부 능선을 넘었다. 1차전에서 1회부터 선취점을 끌어냈던 '현역 통산 타율 1~3위' 트리오가 2차전도 기선 제압을 이끌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선 2번 타자 박민우가 KT 선발 웨스 벤자민을 상대로 중전 안타를 치고 출루했고, 후속 타자 박건우가 벤자민의 초구 시속 137㎞/h 컷 패스트볼(커터)를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선발 투수 신민혁이 1·2회를 잘 막아낸 NC는 3회 추가 득점을 해냈다. 선두 타자 김주원이 풀카운트 승부 끝에 벤자민의 포심 패스트볼(직구)를 공략해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치며 기회를 만들었다. KT는 이 상황에서 또 실책에 흔들렸다. 전날 3회 초 선두 타자 박민우의 평범한 내야 뜬공을 3루수 황재균이 놓치며 추가 2실점 빌미를 내줬다. 이번엔 KBO리그에서 1루 수비가 가장 뛰어난 박병호가 기대를 져버렸다. NC는 손아섭이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벤지민의 슬라이더를 당겨 쳤지만, 공이 1루수 앞으로 향했다. 하지만 박병호가 숏바운드 처리를 하면서 공을 놓치고 말았다. 3루 주자 김주원은 홈인, 손아섭은 후속 플레이를 한 KT의 토스보다 먼저 베이스를 밟았다. NC가 3-0으로 앞서갔다 PS 내내 뜨거웠던 NC 타선의 화력이 소강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마운드 위 투수도 편안한 마음으로 타자와의 승부에 집중할 수 있었다. 신민혁은 4회 앤서니 알포드, 박병호와의 2번째 승부에서도 각각 삼진과 뜬공을 잡아냈고, 5회도 장성우·문상철·조용호 세 타자를 모두 뜬공 처리하며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6회도 삼자범퇴. NC는 3-0 리드를 잡고 경기 후반에 돌입했다. 7회 처음 찾아온 위기도 잘 넘겼다. 신민혁이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알포드에게 볼넷을 내줬고, 후속 박병호에게 3루 땅볼을 유도했지만, 3루수 서호철의 송구를 받기 위해 베이스 커버에 나선 2루수 박민우가 공을 놓치며 1·2루 위기에 놓였다. 강인권 감독은 이 상황에서 셋업맨 류진욱을 투입했다. 타석엔 KT 베테랑 포수 장성우. 강 감독의 선택은 최상의 시나리오로 이어졌다. 류진욱은 장성우에게 투수 앞 땅볼을 유도했고, 그가 정확한 2루 송구로 1루 주자, 김주원이 여유 있게 타자주자를 잡는 1루 송구를 하며 이닝을 끝냈다. 7회는 잘 넘겼다. 하지만 8회 침묵하던 KT 타선이 깨어났다. NC는 류진욱이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대타 김민혁에게 볼넷을 내준 뒤 이어 상대한 배정대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야수 실책까지 나오며 2·3루에 놓였다. 바뀐 투수 임정호가 대타 오윤석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1점을 내줬고, 다시 바뀐 투수 이용찬은 김상수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2-3, 1점 차 추격까지 허용했다. 여기서 강인권 감독 '믿음의 야구'가 통했다. 연속 안타를 맞은 이용찬에게 그대로 마운드를 맡긴 것. 이용찬은 후속 타자 알포드와의 승부에서 주 무기 포크볼로 삼진을 잡아내며 일단 8회를 마무리 했다. 이용찬은 9회도 마운드에 올랐다. 박병호와 장성우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3루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2회 말 장타를 친 문상철을 포크볼로 삼진 처리헀다. 이어 대타 김준태와의 풀카운트 승부에서 정면 승부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PS 9연승까지 남은 아웃카운트는 1개. NC 벤치는 1차전에서 이용찬에게 홈런을 친 배정대를 고의4구로 내보냈다. 안타 1개만 허용해도 역전패를 당할 수 있는 상황. 타석엔 앞서 KT 첫 득점을 만든 오윤석이 섰다. 극적인 리드 수성이 나왔다. 이용찬의 4구째를 공략한 오윤석의 빗맞은 타구가 좌측으로 떴지만, 김주원이 내야를 빠져나가기 전에 몸을 날려 잡아냈다. KT가 비디오판독을 신청했지만, 명백한 아웃이었다. 판정 결과 발표와 함께 3루 쪽 원정 관중석이 열광했다. NC가 또 이겼다. 수원=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0.31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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